4일간의 레몬수 단식

레몬수 단식 1일차

내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 

체중감량이라는 목적보다, 내 남은 인생 리셋과정의 첫 관문으로 꼭 성공하고 싶다.

 

그 시작은 망설임없이 레몬수 단식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먹어 대느라 지친 나의 몸을 잠시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과

몸이 너무 붓고 무거워 당장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으면 하는 맘이였다. 

시작 몸무게 : 85.8kg 

 아침에 일어나서 레몬수 한 잔 마시고,  점심 저녁 틈틈히 물과 설탕없는 생강차를 마셨다. 전혀 배고프지 않았다. 

"하루에 레몬 한 개씩 직접 짜서 사용, 레몬을 썰어서 물에 넣고 우려도 된다."

레몬수 단식 2일차

몸무게: 84.4kg

하루만에 1.4kg 감량. 뭐 감량이라기 보단 지나치게 쌓여있던 수분이 배출된 거 같다.

단식 덕분에 시간이 천천히 가 천천히 늙게 되었다. 

밤 11시 쯤 되서야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집에는 음식이란것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혹은 없었다. 브로콜리 테스트. 먹고 싶지 않다. 고로 아직은 가짜 배고픔일지도.

"시원한 레몬수,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하다"

레몬수 단식 3일차

몸무게: 83.3kg

하루만에 1.1kg 감량.

음식을 소화시킬일이 없어서 인지 낮잠도 오지 않고, 정신이 꽤나 맑아진 것 같다.휴가동안 단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유혹이 없으니. 하지만 예전 학교 앞에 파는 케찹 들어간 것 같은 달콤상콤 떡볶이가 문득 먹고 싶어졌다.  살찌고 몸이 두꺼워져 발바닥 종아리 부분이 너무 답답하게 쑤신다. 타이마사지로 조금 풀어줬다. 

레몬수 단식 4일차

몸무게: 82.3kg

하루만에 1kg 감량. 총 3.5kg 감량.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만큼 기운이 없다. 정신은 맑은데 배고프고 기력이 없다. 지난 밤에는 먹방을 한시간 정도 본거 같다. 이것이 도움이 되는 지 안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불가항력이였기 때문이다. 결국 나의 생존본능이 깨어나고만 것이다. 다시 한 번 마인트컨트롤. 나는 할 수 있다! 

 

속이 굉장히 편한 줄 알았으나....  밤중에 위경련이 시작되었다. 인생 두 번째 위경련, 7년만이다. 1초동안 기절했었고 그저 심한 복통이 꽤나 이어졌던 첫번째와는 다르게, 이번은 위를 쥐어짜는 너무나 고통스런 통증이 5분 간격으로 약 9시간 지속되었다. 응급실에 가도 이 정도의 환자는 당연히 5-6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았어서, 미련하게도 위에 뭔가를 집어넣어야 한다며 그 새벽에 치즈, 토마토, 햄, 위장약등을 섭취했다. 뒤틀리는 고통 플러스 구토, 설사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플로 우유, 이온음료등을 시켜서 간간히 수분 보충을 해주었으나 밤새 화장실을 20번 이상 들날날락 했기때문에 잠도 못 자고 너무나 무기력하고 지옥같은 밤이였다. 내 인생 제일 천천히 늙은 날이였을것 같다. 

결과 

81.4kg 처음 체중 85.8kg에서  총 4.4kg 감량. 

고통스런 9시간과 맞바꾼 4.4kg 감량. 몸무게 상위 1%에서 2%가 됨. 

 

오로지 내 생각 

1. 비추천. 하루 이틀 정도 속을 비울수는 있으나 그 이상은 무리인것 같다. 젊을 때는 약간의 무리를 해도 티가 안나지만, 

중년의 단식은 내 몸을 깨끗이 비운다기 보다 지금까지의 생체리듬을 완전히 깨버리는 무식한 방법인것 같다.

2. 레몬은 몸속에서 분해된후 알카리성으로 바뀐다 하지만, 섭취 시는 산성이기 때문에 빈속에는 무리를 줄 수 밖에 없는 듯하다. 

3. 1일 1식, 16:8, 오토파지 등등 공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신뢰가 가는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단단한 이론들을 정립하고 있다. 많은 영향을 받아 나 역시 공복이 건강과 다이어트의 핵심포인트라고 생각하지만, 태어나서 삼시세끼간식야식까지 먹으며 평생을 살아온 나이기에 무리한 공복보다는 현실적인 중간점을 찾는 것이 내 몸을 위한 길이라 생각된다. 이번 레몬수 단식은 그 공복이 길어도 너무 길어 탈이 났기 때문이다. (레몬은 자극의 극대화)

4. 마음 먹기도 쉽지 않고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이 레몬수 단식을 그래도 얼추 성공시킨 뿌듯함은 있다. 아팠지만 자신감은 뿜뿜. 

5. 감량속도가 아주 맘에 든다.

6. 저비용. 레몬 4개.

7. 레몬수 단식을 할 바에야 물단식이 나을것 같고 단식 보다는, 모두가 아는 진리 "적당한 공복후 적당히 조금씩 먹기"를 실천하자!

 

내가 했던 방법

1. 하루 레몬 1개 직접 짜서 아침에만 레몬수 500ml 정도 마셨다.

2. 휴가 기간을 이용했다. 

3. 운동은 하지 않았다. 

4. 낮잠은 피했다.

5. 기본적인 살림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