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즐거움이 행복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은행 갈 일이 있어 16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겸 나섰다. 은행이라는 목적지와 할 일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조바심이 났다. 친구들 냄새도 킁킁 맡고 쉬도 좀 하고 부지런한 내 강아지 삼순이를 보았다. 문득 나는 지금 은행에 입금을 하는 것이 삼순이보다 중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20대부터 40대의 여정에 꼭 함께 있었던 우리 둘이 지금 이 산책을 즐기고 느끼는 이 행복은 몇 년 후 아니 몇 개월 후에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 돼있을지도 모르는데. 걸음 속도를 줄이고 더 자주 눈을 바라보며 지금 삼순이가 원하는 것들에 나도 집중해 주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세상 소중한 나의 포메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우리는 다시 지금의 소중한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수능이 끝나면, 대학을 붙으면, 취직을 하면, 결혼을 하면, 집을 사고 차를 사면, 나의 죄책감 없는 여유와 생활의 즐거움은 그 모든 것들이 끝나면 즐길 수 있다는 가정이 항상 붙어왔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삶을 열심히 살지도 않았음에도 그런 마음의 짐은 뗄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자 우리는 이제 평소에 소소한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적당히 열심히 목적보다 과정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쉽게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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