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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일상

조울증 자가진단과 확진 나는 원래 모든 사람들이 다 나와 비슷할 줄 알았다. 우울하고, 의욕 없고, 무기력하고, 게으르고, 잠만 자고 싶은 줄 알았다. 단순히 잠자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활동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가끔 굉장한 날들이 찾아오곤 했다. 잠은 2-3시간만 자도 거뜬하고, 아이디어와 영감이 넘쳐나며, 먼저 친구들을 만나자고 하고 친구들 만나는 것이 즐겁고, 또 쉴 새 없이 달리는 기분이 마치 내가 너무 열심히 사는 사람 같아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점점 우울한 날만 가득하기 시작했다. 불행하게도 그 부지런한 나는 일 년에 한두 번 며칠씩밖에 찾아와 주질 않았다. 그런 시절의 내가 그리워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여지지 않았고 그렇지 못한 나로 죄책감과 좌절감만 들 뿐이었다. 온종일 나를 탓하면서, 모두가 혐오하는 나를.. 더보기
목적보다 그 과정을 즐기는 삶 '하늘멍' 소소한 즐거움이 행복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은행 갈 일이 있어 16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겸 나섰다. 은행이라는 목적지와 할 일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조바심이 났다. 친구들 냄새도 킁킁 맡고 쉬도 좀 하고 부지런한 내 강아지 삼순이를 보았다. 문득 나는 지금 은행에 입금을 하는 것이 삼순이보다 중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20대부터 40대의 여정에 꼭 함께 있었던 우리 둘이 지금 이 산책을 즐기고 느끼는 이 행복은 몇 년 후 아니 몇 개월 후에는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 돼있을지도 모르는데. 걸음 속도를 줄이고 더 자주 눈을 바라보며 지금 삼순이가 원하는 것들에 나도 집중해 주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세상 소중한 나의 포메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 더보기